인생을 리셋해도 변하지 않는 것
과거로 회귀한 아나킨은, 아직 타투인의 노예소년이었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감이 다른 모든 잡다한 감정들을 앞섰지. 자신의 기억이 맞다면, 얼마 후에 콰이곤과 오비완이 나타날 거야.
오비완.
그리운 그 이름을 입안에서 천천히 굴려보았어. 이번에야 말로 한치의 실수도 없을거였어. 실패한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이전 생 한번이면 충분했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콰이곤이나 오비완은 타투인에 나타나지 않았지. 아나킨은 깨달았지. 오비완도 자신처럼 과거에서 지금으로 회귀했다는 것을. 아니킨은 이를 뿌득였어. 오비완이 자신을 버렀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그에게 거부당했다는 사실에, 아나킨의 포스는 순식간에 흉포해졌지.
그렇다면, 다시 그에게 알려줘야했어. 아무리 자신에게서 벗어나려 발버둥친다 한들, 결국 오비완은 자신의 곁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아나킨은 다스 시디어스를 찾았고, 어린 노예소년에게서 느껴지는 거대하고 흉측한 포스를 단숨에 알아본 펠버틴은 비릿하게 웃었지.
다시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면, 하고 그리 후회하고 바래왔건만...기적적인 기회를 망친 자신의 옛스승을 원망하며, 아나킨은 훌륭한 시스가 되어갔지. 그리고 도중 도중 제다이 나이트 오비완 케노비에 대한 정보도 수집해 나갔어. 아나킨을 만나지 못한, 아니 만나지 않은 오비완은 단지 젊은 제다이 나이트였어서, 이름을 떨칠일도 없고, 특이사항조차 없었기에, 그의 정보수집은 의외로 힘들었어.
그리고, 아직 콰이곤이 살아있다는 사실도 알아챘지.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라고 아나킨은 생각했겠지. 자신처럼 이미 한번의 인생을 살아왔을 오비완이라면, 당연하게도 자신의 스승을 죽음에서 구할 수 있었을거니까.
그런데...
아나킨은 그제서야 위화감을 느꼈지.
어째서, 오비완은 자신을 그대로 버려뒀을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그인데, 그 어떠한 조치도 없이 방치해뒀을까.
그러다, 펠버틴의 수하로서 제다이와 협상을 위해 코러산트에 방문하게 되었고, 드디어 자신이 그리도 만나고 싶어 바라지 않았던 오비완과 재회할 수 있음에 아나킨은 기대했지. 그러나, 협상엔 그가 그리던 존재는 없었고, 대신 다른 인물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지.
콰이곤 진은 얼굴에 경멸 한가득한 표정으로 아나킨에 말을 걸어왔지.
"아주 많이 유감이구나. 다시 삶을 시작해도 무엇하나 바뀌질 않았느니.."
0218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