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전쟁'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8.05.13 인생을 리셋해도 변하지 않는 것
  2. 2018.01.25 행복하면 떠오르는 병
  3. 2018.01.21 로미오와 줄리엣
  4. 2018.01.20 정략결혼
  5. 2018.01.17 자살충동
  6. 2018.01.17 다툼
  7. 2018.01.17 하나하키병

과거로 회귀한 아나킨은, 아직 타투인의 노예소년이었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감이 다른 모든 잡다한 감정들을 앞섰지. 자신의 기억이 맞다면, 얼마 후에 콰이곤과 오비완이 나타날 거야.

오비완.

그리운 그 이름을 입안에서 천천히 굴려보았어. 이번에야 말로 한치의 실수도 없을거였어. 실패한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이전 생 한번이면 충분했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콰이곤이나 오비완은 타투인에 나타나지 않았지. 아나킨은 깨달았지. 오비완도 자신처럼 과거에서 지금으로 회귀했다는 것을. 아니킨은 이를 뿌득였어. 오비완이 자신을 버렀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그에게 거부당했다는 사실에, 아나킨의 포스는 순식간에 흉포해졌지.

그렇다면, 다시 그에게 알려줘야했어. 아무리 자신에게서 벗어나려 발버둥친다 한들, 결국 오비완은 자신의 곁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아나킨은 다스 시디어스를 찾았고, 어린 노예소년에게서 느껴지는 거대하고 흉측한 포스를 단숨에 알아본 펠버틴은 비릿하게 웃었지. 



다시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면, 하고 그리 후회하고 바래왔건만...기적적인 기회를 망친 자신의 옛스승을 원망하며, 아나킨은 훌륭한 시스가 되어갔지. 그리고 도중 도중 제다이 나이트 오비완 케노비에 대한 정보도 수집해 나갔어. 아나킨을 만나지 못한, 아니 만나지 않은 오비완은 단지 젊은 제다이 나이트였어서, 이름을 떨칠일도 없고, 특이사항조차 없었기에, 그의 정보수집은 의외로 힘들었어. 

그리고, 아직 콰이곤이 살아있다는 사실도 알아챘지.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라고 아나킨은 생각했겠지. 자신처럼 이미 한번의 인생을 살아왔을 오비완이라면, 당연하게도 자신의 스승을 죽음에서 구할 수 있었을거니까. 

그런데...
아나킨은 그제서야 위화감을 느꼈지.
어째서, 오비완은 자신을 그대로 버려뒀을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그인데, 그 어떠한 조치도 없이 방치해뒀을까.




그러다, 펠버틴의 수하로서 제다이와 협상을 위해 코러산트에 방문하게 되었고, 드디어 자신이 그리도 만나고 싶어 바라지 않았던 오비완과 재회할 수 있음에 아나킨은 기대했지. 그러나, 협상엔 그가 그리던 존재는 없었고, 대신 다른 인물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지.



콰이곤 진은 얼굴에 경멸 한가득한 표정으로 아나킨에 말을 걸어왔지.

"아주 많이 유감이구나. 다시 삶을 시작해도 무엇하나 바뀌질 않았느니.."




0218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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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훼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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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함을 느끼면 몸이 공중부양하는 병이 코러산트에 퍼졌으면 좋겠다. 느끼는 행복감에 비례하여 몸이 공중에 풍선마냥 떠오르기 때문에, 행복할수록 위험한 병이었지. 풍선마냥 떠올랐기에, 언제 어떻게 터져 떨어질지 몰랐으니까. 왜 그렇잖아? 행복하다고 느끼다가도, 갑자기 기분이 한 없이 추락할때가 많으니까.


그리고 당연한 듯이 오비완이 이 병에 전염됬다고 하자.


처음 그가 풍선처럼 떠올랐던 때는, 그가 은밀하게 애착을 주고 있던 방에서 키우던 선인장에 꽃이 핀 것을 알아차렸을때였지. 

-아나킨, 요 놈좀 보아라. 니가 그리 구박하던 녀석이 꽃을 피웠구나!

타투인 품종 선인장이 뭐가 이쁘다고, 내심 투덜거리며 오비완 방 구석에서 공구를 만지작 거리던 아나킨이 고개를 들었지. 그리고 지면에서 5센티 가량 떠 있는 오비완에 입이 벌어졌을 거야. 
사소한 행복감에 자신이 떠있다는 것도 모른채 오비완은 자신의 선인장이나 보며 싱글 벙글일테지.

-오비완!!!
-???

서슬 퍼런 표정으로 오비완에게 고함을 지르며 달려드는 아나킨에 소소하게 느꼈던 행복감이 날아가, 오비완의 발이 다시 지면에 닿았어. 그제서야 '착지'했다는 느낌에 오비완은 어리둥절 하겠지. 어느새 달려온 아나킨은 오비완에게 자신이 방금 본 것을 고했겠지.

-오비완. 당신 방금 조금이나마 부양했어요.
-...그래. 그런 것 같구나.

그렇게 오비완은 행복해지면 몸이 뜨는 병에 걸렸음을 깨달았어.





제다이 마스터로서 오비완은 공중부양 자체의 위험성은 괜찮았어. 그보다 더 위험한 상황을 헤쳐나온 훈련된 제다이에게 공중부양따위는 위협이 되진 않았지. 단지 성가실 뿐이었어. 언제 갑작스래 몸이 떠오를지 몰랐으니까.

하지만 최대의 난관은 그게 아니었지. 
이건 거의 강제적인 공개 수치 플레이 수준이었을 거야.
어느순간 오비완이 행복해지는지, 평소라면 철가면으로 숨기는 순간 조차, 몸은 솔직하게 반응했지.


템플의 식당에서 나온 디저트를 먹을때나, 아카이브에서 우연히 바이크 자료를 찾았을 때나, 평소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서 오비완의 몸은 떠올랐지.
덕분에 처음으로 아나킨은 지 스승의 은밀한 취미나 취향을 알아버렸지. 

-마스터, 바이크 좋아했어요?
-....
-아니 그러신 양반이 왜 제 에어스피더에만 타시면 비명만 지르세요??
-아니 그건 니가 난폭 운전을 하니까 그런거 아니냐!!
-뭐라고요??

아나킨이 욱해서 오비완의 팔목을 잡았지. 그리고 그 순간 공중부양을 시전하는 오비완이었어.
갑자기 둘 사이에 침묵이 흘렀고, 병에 걸린이래 최고로 높게 떠오른 오비완은 이내 부끄러움으로 행복감보다 수치감이 앞서 몸이 급 하강함을 느꼈겠지. 하지만 아직 손이 연결되어 있던 아나킨이 급히 떨어지는 오비완을 받았고, 아나킨의 품 안에서 다시금 떠오르는 오비완에 아니킨이 당황해서 지 마스터의 몸을 껴안았어.


미친듯 박동하는 이 심장소리가 자신의 것인지 오비완의 것인지, 몰랐어.
근대 아나킨도 만약 병에 걸렸더라면, 지금쯤 대기권에 돌입했을거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그 이후, 오비완은 병이 완치 될때까지 아나킨 접근명령을 내렸고. 아나킨은 너무한 처사라며 항의하다가도, 피식피식 웃으며 몸만 안뜰 뿐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지엇더랬지.



0123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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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훼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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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별전쟁 2018. 1. 21. 04:52

1.

아직 짧은 인생이었지만 아나킨은 생각한다.
자신은 절대 평생 이해 못할 것이라고. 
어떻게 저런 꽉 막히고 괴팍한 노인네가 자신의 마스터 콰이곤의 마스터인지.

두쿠와 아나킨이 서로 마주 한 것은 단 한 번뿐이었지만, 둘 사이는 마치 오래된 숙적마냥 단단히 틀어져 있었다.
그런 둘 사이에 껴있는 콰이곤은 난감한듯이 웃었지만, 딱히 옛스승과 제자 사이를 중재는 하되 과한 간섭은 하지 않았다.
역시 콰이곤 답다고 생각했다.


어찌됬던 피차 서로 바쁜 몸들이었기에 만나는 일도 없었고, 엮일 일은 더더욱 없었기에 가끔 들려오는 두쿠의 무용담따위 외에는 일말의 관심도 두지 않았다.



-


인생사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누가 그랬던가.

여느때처럼 콰이곤과 함께 어느 행성에서 미션을 수행하고 있었을때, 지원요청이 들어왔다. 마침 그 주변에서 미션 수행중이던 두쿠에게 일이 난듯했다.

-그 잘난 노친네가 뭔일이래요?
-우주해적에게 인질로 잡혀버렸다는구나.
-위대하신 제다이 배틀마스터가 고작 해적따위에 잡히시다니. 마스터의 마스터도 별거 아니었네요.

깐죽대는 아나킨에 콰이곤은 이마에 딱콩을 먹였다. 

-혼도 오나카. 이 일대에선 꽤 악명높은 녀석이지. 일개 해적이라고 방심하지 말거라, 내 파다완아.
-네에 네에~

건성으로 대답하는 아나킨에 콰이곤은 또다시 딱콩을 먹였다.

-앗!!폭력반대!!
-어쨌거나, 곧 오비완도 우리와 합류한다고 하는구나. 그 애는 다행히 탈출한 모양이야.
-? 오비완이라뇨?
-마스터 두쿠의 파다완이지.



-


조그마한 탈출선이 콰이곤과 아나킨 앞에 착륙했다. 
아나킨은 그 두쿠의 제자가 여간 궁금한게 아니었다. 콰이곤의 말로는 아나킨과 비슷한 연배라고 했다.

두쿠의 파다완이라니. 자기 스승과 똑같이 꽉 막힌 녀석일까. 하지만 마스터 콰이곤의 전례도 있으니 의외로 소탈한 녀석일지도.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고있을때, 탈출선에서 한 청년이 나섰다.

-마스터 콰이곤. 오랜만에 뵙습니다.
-오비완, 무사해서 무엇보다 다행이구나!
-예...하지만 마스터 두쿠께선, 저를 탈출시키시려다...
-걱정하지말거라. 그 분께서 어디 쉽게 당하실 위인이더냐. 그리고 이렇게 우리도 있지 않느냐.
-..감사합니다. 마스터 콰이곤..그리고,
-아나킨, 내 파다완이지. 이 녀석아 인사하지 않고 멍하게 서있느냐?
-파다완 아나킨, 안녕하세요. 마스터 두쿠의 파다완 오비완 케노비라고 합니다.
-....아름다워.
-??
-????


그렇게, 아나킨의 첫사랑이 찾아왔다.






2.

아나킨이 선택받은 자로 파격적인 대우로 마스터 콰이곤의 파다완이 되었다면, 

오비완은 마스터 두쿠의 파다완으로서 이례적인 파다완이었다.


세리노 행성의 중추 지배세력의 일원이었던 백작가의 모든 것을 상속 받은 제다이 마스터 두쿠는 코드에 어긋난다며 기사단 탈퇴를 선언하였지만, 두쿠 정도의 실력자를 그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던 제다이 카운슬은 그에게 제자 육성을 간청하였다. 이미 콰이곤이라는 뛰어난 제다이를 키워낸 두쿠였기에, 카운슬은 두쿠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노라 했다.


그렇게 오비완 케노비는 비록 기사단을 탈퇴하긴 했어도, 여전히 제다이 마스터로서 인정받는 두쿠 백작의 파다완이 되었다. 하지만 정식 제다이는 아니었고 백작가를 이끌어야했기에 두쿠는 세리노 행성에 체제했으며, 자연스럽게 오비완 역시 제다이 템플이 아닌 세리노 행성에서 지내야했다.

가끔 제다이에서 내려오는 간단한 미션 수행을 위해 세리노를 나서긴 했지만, 대부분은 세리노에서의 행정 업무 및 스승과의 1대1 대련이나, 명상을 하며 성장해나갔다.



덕분에 일반적으로 제다이 템플에서 지내는 다른 제다이를 마주할 일이 없었던 오비완이었고, 친한 동기라는 것에 막연한 동경까지 품고 있었다. 하지만 곧 이상과 현실 괴리에 배우게 된다.





-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아주 많이 이상했다. 마스터 콰이곤과 그 파다완되는 선택받은 자의 무용담은 유명했다. 그래서 마스터 두쿠의 일만 아니었다면, 순수하게 그 만남에 기대했을 것이다. 탈출선에서 나오면 오비완의 무사 귀환을 반기는 마스터 콰이곤의 듬직한 모습에 진심으로 안도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 뒤에 서있는 자신 또래의 남자, 아마 콰이곤의 파다완으로 추정되는 자가 자신을 뚫어져라 응시해오는 탓에 살짝 긴장을 느꼈다. 자신의 마스터 두쿠와 그가 사이가 좋지 못하다는 사실이 어렴풋 기억난 탓이었다. 스승으로의 적의가 자신에게도 쏟아지는 것인줄 알았다.


-....아름다워.

-??


그 남자는 정말로 멍청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며 중얼 거렸다.




-



결론적으로 두쿠는 무사히 구출되었다. 그리고 두쿠는 감사의 예를 하고 싶다며, 콰이곤과 아나킨을 세리노 행성 자신의 저택에 초대를 하였다. 물론 평소의 아나킨이었다면, 저 괴팍한 노인네와 엮이기 싫다며 거절하며 난동을 부렸을터였다. 그러나 아나킨은 순수하게 두쿠의 초대에 기뻐하며 응했다. 그의 마스터 되는자 콰이곤은 자기 멋대로 모든 결정을 하고있는 자신의 제자를 어이없이 쳐다볼 뿐이었다.


그러나 사랑에 빠진자 아나킨에게 두쿠나 콰이곤은 어찌되던 상관없었다. 

그저 오비완과 더 함께 있고 싶었고, 어떻게던 친밀한 관계가 되고 싶었으니까.




-



아나킨은 천재였다. 분명 다른 영링이나 파다완보다 제다이로서 교육 받지 얼마 되지 않았을때부터 아나킨은 찬란하게 빛났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카운슬도, 다른 이들도 이제는 아나킨이 선택받은 자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스승된 자로서 제자의 성장은 기뻤고, 뿌듯했다. 그 불같은 성격만큼은 여전히 골치가 아팠지만, 분명 그러한 단점은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믿었다. 그렇게 콰이곤은 자신의 파다완이 언제나 자랑스러웠고 의지가 되었다.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다. 파다완 오비완을 만나기 전까진.


이 빌어먹을 제자는 정말이지, 듣는 자로 하여금 손발이 오그라들정도의 처참한 대사를 서슴없이 콰이곤의 오비완에게 읊조리고 있었다.


-오비완, 나의 천사.

-......

-당신은 너무 아름다워.

-.....................


저 말도 안되는 수작질을 부릴때마다, 오비완의 표정이 한없이 가라앉았으며, 무언의 비난을 그의 사형제인 콰이곤에 보내왔다. 어떻게 이런 덜떨어진 자를 키웠냐는 그러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마땅히 반박할 변명조차 찾지 못할정도로 아나킨의 분명 상대를 꼬시는 저 대사들은 처참했다. 콰이곤은 정말 제다이 인생중 지금처럼 부끄러웠던 적이 없었노라 장담할 수 있었다.



결국 이 거북한 상황을 타개한 것은 마스터 두쿠였다.


-정말 봐주지 못할 정도로구나!!!콰이곤!!!너를 보아 참았다만 이제 더이상 참지 못하겠구나!!

-마스터 두쿠...


하지만 적반하장도 따로없이 아나킨이 두쿠에 대들었다. 그리고 그 후엔 상황이 어떻게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진창으로 마무리 되었고, 콰이곤까지 포함하여 그들은 세리노에서의 축객령을 당하고야 말았다.




-


후에 시스가 된 두쿠와, 그를 따라선 오비완.

그리고 여전히 제다이인 콰이곤과 아나킨.

원수 같은 시스와 제다이 사이에 피어나는 아나오비의 금단의 사랑..같은거.

별전쟁은 역시 신파극이지.예정된 찌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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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훼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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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략결혼

별전쟁 2018. 1. 20. 09:04

1.

타투인의 척박한 사막 정중앙에 위치한 하렘을 그 주인되는 자, 제국의 황제 아나킨은 거의 방치해 두었다.

사막에 위치한 하렘과는 반대로 아나킨이 거주하는 본궁은 타투인중 가장 비옥한 토지위에 견고한 성벽안에 존재했는데, 이와 같은 거리상의 문제만으로도 하렘은 더욱 그 주인으로부터 외면 받았다.
그렇다고 그 하렘이 비어있는 것은 아니었다.
강대한 시스제국에 아첨하는 자, 빌붙는 자, 충성을 맹세하는 자, 수 많은 권력자들은 황제와 조금이라도 인연을 닿게하기 위해 자신들의 여식들을 하렘에 집어 넣었고, 정치적 도구로서의 가치만 가진 얼굴조차 본적 없는 황제의 첩들은 그가 20세가 되었을땐 65명이나 되었다.


신하들은 아직은 젊디 젊은 황제에게 빨리 후사를 보라며, 황후 될 자를 슬슬 간택하라며 하루가 멀다하고 진언을 올렸다.
그러나 아나킨은 여전히 그의 하렘을 찾는 일 없이, 젊은 황제는 정복 전쟁에만 열을 올릴 뿐이었다.


그리고 황제가 21세가 되던해, 타투인 변방부족과의 일년 남칫했던 지겨운 전쟁이 제국의 승리로 끝나며, 황제는 66번째 첩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황제가 처음으로 맞는 남자 첩이었다.


오비완 케노비는 타투인 변방부족 제다이 족장 콰이곤의 동생으로, 시스제국에 종복됨을 증명하기 위해 황제의 66번째 첩이 되었다.
신비한 힘을 쓴다는 제다이들은, 부족 전원이 남성이었기에 남성간 혼인을 당연시했다.
하지만 이런 흔하지 않은 문화를 제국인들은 몰랐고, 단지 족장의 동생을 첩으로 바친다고하기에 받아들였던 것이라, 하렘에 도착한 건장한 남성을 보고서야 뭔가 잘 못됬음을 인지하였다.
그러나 이미 모든 것이 물리기엔 늦었기에, 아나킨 황제는 제국 역사상 처음으로 남첩을 들인 자가 되었다.




황제의 심복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자들은 황제 외의 남성을 하렘에 기거하게 할 수 없다며, 그들의 주인에게 청원했다.
별다른 이유 없이, 그 대단한 제다이의 화합의 상징인 오비완을 내칠 수는 없기에, 적어도 그 자를 하렘이 아닌 다른 곳에 지내도록 해야한다며 입을 모아 전했다.
아나킨은 이 모든 해프닝이 내심 유쾌했다.
자신의 일이건만, 하렘이나 첩에 전혀 관심없던 황제는 남의 일마냥 느껴졌고, 그랬기에 이 모든 일들이 마치 희극처럼 전해져 왔다.
그래서 아나킨은 좀더 이 희극에 양념을 뿌려보자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제다이의 오비완을 본궁에 거하게 하도록.

아나킨의 파격적인 결정에, 그의 예상대로 대신들은 뒷목을 잡으며 안된다며 극구 반대했다. 대신들은 저 남첩을 하렘 주변의 자그마한 별장 같은 곳에 넣어야 한다고 황제에게 재청했다. 황후도 아닌 자가, 황제가 거하는 본궁에 머문다는 것은 큰 일이었으니까.
그러나 아나킨의 한 번 발동된 장난기는 멈출 줄 몰랐으며, 그렇게 오비완의 운명은 급격히 결정되었다.





제다이들의 특징은 신비한 힘은 물론이고, 그들의 검술 실력은 타투인 제일이었다.
덕분에 일개 변방의 부족이었던 제다이에 제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이다.

오비완은 이제 비록 황제의 첩으로서 시스제국에 시집왔지만, 한때는 콰이곤 다음가는 제다이 전사였다.
책임감이 강한 그 였기에, 별다른 내색없이 자신보다 15살이나 어린 사내에게 시집왔지만 이대로 눈에 띄지 않고 지내다보면, 후에 역시 남첩은 필요없다며 자신을 내치진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그랬었는데....
[제다이 오비완은 아나킨 황제의 66번째 첩으로서, 본궁에서 그 남편되는 자를 모실 것] 
오비완의 인생은 그다지 순탄할 것 같지 않았다.






오비완이 아직까지도 지 남편의 얼굴은 구경도 못한채 본궁에 살게된지 보름 정도가 지났을 무렵, 주변으로부터 외면받는 이름뿐인 66번째 첩 오비완은, 삭막한 본궁에서 마음의 안식처를 찾을 수 있었다.
그 곳은 아무도 찾지 않을법한 구석지고 왜진, 상대적으로 초라한 정원이었다.
하지만 오비완에겐 본궁의 그 어느곳 보다, 마음에 드는 장소였다.
그 정원은 본궁의 다른 어느곳보다 조용했고, 몸을 움직이길 좋아했던 오비완에겐 완벽한 공간이었다.
그는 첩이 된 후,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검술 수련을 재개했다.
이젠 예전과 달리 실전과 생존을 건 수련은 아니었기에, 동작은 제한적이었지만 수련용 목도를 휘두를때마다 답답하던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에 기분에 오비완은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다.



아나킨은 자신을 귀찮게 구는 시종들이나 측근을 피해, 모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위해 궁의 구석에 위치한 정원을 찾았다.
황제만이 찾던 구석의 보잘것 없던 정원은, 어느사이 황제가 혼자 있고 싶을때 찾는 장소로 이미 알사람은 다 알게되어, 황제 외에는 얼신도 하지 않는 장소가 되어있었다.

아나킨은 왠일로 선객이 있는 정원에 발걸음을 멈칫 했다.
그리고 이내, 처음보는 사내가 목도를 들고 휘두르는 모습에 흥미를 가졌다. 그러나 곧 처음보는 사내의 절제되고 정돈된, 마치 흡사 칼춤과도 같은 유려한 칼시위에 넋이 나갔다.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2.

벤이라 자신을 소개한 남자는 이 거대한 황궁에 거하는 누군가의 시종이라 하였다.

애니라 자신을 소개한 청년은 이 자그마한 정원의 관리자라 하였다.

하지만, 아나킨과 오비완, 두 명 모두 서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


일개 시종이나 정원사라고 하기에는 태생적으로 뿜어져나오는 분위기나, 오랜 시간 전투로 다져진 몸은 쉽사리 숨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무엇보다-일개 시종이 그런 검무를 펼칠 수 없다고 아나킨은 생각했다. 

그가 왜 자신의 신분을 숨기는 것인지, 그가 사실 무엇인지 아나킨에겐 중요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황제인 그에게 상대의 안중이나 정체는 그닥 어찌되든 상관없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중요한건 벌써부터 이 벤이라는 남자가 꽤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는 사실이었다.




두 명의 기묘하게 시작된 관계는 계속해서 은밀하게 이어지기 시작했고, 벤과 애니는 어느사이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정도의 사이가 되었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이 그 발치에 있었으니, 자신의 눈치를 보지 않는 그런 친구라는 존재가 없었던 아나킨에게 벤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가치는 나날이 커져만 갔다. 또한, 볼모지나 다름없는 이 거대한 황궁안에서 말상대조차 없던 오비완에게 애니는 소중한 벗이 되어갔다.


황궁의 아무도 찾지 않는 이 정원에서 두 사람의 기묘한 우정은 나날히 커져만 갔지만, 여전히 그들은 서로의 정체에 대해 암묵적으로 침묵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조금 변하게 된 것은 얼마 후 였다.

언제나 연습용 목도를 계속해 휘두르는 벤을 처음에는 홀린 듯 구경만 했었지만, 어느정도 그 모습이 익숙한 일상이 되어가자 애니는 문득 자신도 저 검무를 배우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연습용 목도를 들고 나타난 애니를 보고 벤은 처음엔 미묘한 표정을 지었지만, 옆에 서서 자신의 검무를 그대로 따라하는 애니에 이내 털털하게 웃으며 칼을 쥐는 방법이 틀렸다며 자세를 고쳐주었다.


그렇게 둘 사이의 관계는 친구이자, 사제지간이 되었다.






시스제국의 여러 대다수의 중신들은 황제의 66번째 첩에 부정적이었다. 다른 65명의 첩들 중 하나라도 연관된 자라면 특히나 오비완의 존재를 눈엣가시로 여겼다. 황제는 여전히 그의 첩들에 관심하나 두지 않았지만, 단지 본궁에 지낸다는 이유만으로도 오비완은 질투와 시기를 받았다.

그리고 드디어 누군가가 기어이 일을 저질렀다. 누군가가 오비완의 음식에 장난질을 친 것이다. 하지만 제다이들 중에서도 그 힘이 강력했던 오비완에게 독 따위는 치명적이지 못했다. 제다이 부족에 있을때부터 자신의 심복이던 코디와 독을 탄 존재만 제외하곤 아무도 오비완이 독에 당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래도 어지간히 독했던 독이었는지 오비완은 열병을 냈다.

코디가 분해하며 당장 위에 고하여 사건의 배후를 찾자고 했지만, 열에 몸져 누운 오비완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이 거대한 황궁에서 일을 크게 벌여보았자 이득이 없을 거라는 지극히 냉정한 판단에서였다. 또한 오비완은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가 한둘이 아닐 것임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기에, 이 번 자신의 목숨을 노린 자를 찾더라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힘없이 웃으며 이내 약기운에 잠에 빠지는 오비완을 보며 코디는 이를 악물었다.



이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채 애니는 벤을 기다렸다.

하지만 벤은 하루가 지나도, 이틀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평소 약속을 하고 만나던 사이는 아니었기에, 시간이 맞지 않아 못만나는 날도 있기는 했었기에 처음에는, 뭔가 바쁜 일이라도 있나,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흘이 지나도록 나타날 기미조차 없는 벤에 아나킨은 불안감을 느꼈다. 

처음으로 그의 정체를 알려고 하지 않았던 자신의 안일함에 치가 떨려왔다.


혹시 이대로-영영 다시 못 만나게 된다면 어떻하지?


점점 커지는 불안감과, 무력감이 아나킨을 덮쳐왔다. 만약, 나흘째 에도 오비완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아나킨은 벤의 몽타주라도 만들어 황궁을 뒤졌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66번째 첩의 얼굴에 면식 있는 자들이 그의 주인에게 벤의 거처를 일러 바쳤을 것이다. 

그러나 오비완은 앓아 누운지 나흘 째, 겨우 거동이 자유로워진 오비완은 그가 있는 정원을 찾았다.





한 눈에도 수척해진 것이 보이는 벤의 모습은, 그가 왜 한동안 정원을 찾지 않았는지 답을 주었다. 애니는 벤이 정원에 나타나자마자 뛰쳐가 지 스승을 얼싸안았다.


-보고싶었어요..걱정했단 말이에요...벤...벤...


자신의 어깨에 얼굴을 뭍고, 지 품에 자신을 꼬옥 품은 애니에 오비완은 그래도 이 궁에서 코디외에도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존재에 마음 한켠이 따스해졌다.


자신의 품안에 조용히 안겨, 위로랍시고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온화한 손짓에 아나킨은 껴안고있는 팔에 힘을 더 주었다.

불안감은 더 이상 없었다. 안도한 아나킨이 다음으로 느낀 감정들은 생전 그가 처음 겪어보는 감정들이었다. 생소한 감정들이었지만 나쁘진 않았다.

이 감정에 이름을 붙힌다면, 무엇일까-라고 벤의 체온을 느끼며 아나킨은 조용히 생각했다.

그래도 한가지 확실한 것은 다시는 이 체온을 놓지 않고 싶다는 것이었다.






좀 안정이 되었는지, 마냥 벤을 끌어안고 있던 애니는 드디어 자신의 품에서 그를 해방했다. 가까이에서 보이는 수척해진 벤의 얼굴에 애니의 기분은 다시 상했다.


-왜 이렇게 아팠어요?

-미련하게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고 거하게 체하더니 이리 됬구나.

-진짜 바보 같네요.


타박하는 애니의 표정은 한결 풀린 채, 벤의 손을 잡고 근처의 벤치로 이끌었다. 얼떨결에 벤치에 앉혀진 벤 옆으로 애니도 앉아왔다.


-당신이 없는 동안, 진짜 여러가질 생각했어요.

-생각?

-결론은 하나였죠. 당신이 계속 제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다는 것.

-...

-벤. 제 옆에 계속 있어주면 안되나요?

-...애니.


갑작스런 전개에 오비완은 내심 동요했다. 당황 속에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시선을 방황하자, 애니가 소리내 웃었다.


-사실 이건 희망사항이었긴해요. 당신도 저랑 같은 마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것은 서슴없이 취해왔던 황제는 처음 느끼는 감정에 가슴이 간지러워 웃었다. 왠지 눈앞의 존재를 강제적으로 취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도 자신과 같은 마음이었길 간절히 바랬다.

자신의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계속해 자신의 옆에서 자신과 함께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만약 그는 자신과 다르다면?

많이 아쉽긴하지만,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었다.

황제는 이제까지 원하는 그 모든 것을 취해왔으니까.





-

보고싶은건: 

1) 아나킨은 처음으로 운명적 사랑을 느꼈는데, 

2) 벤이 "난 이미 결혼한 몸이라, 너의 마음을 받아 줄수 없구나"라며 애니를 거절, 

3) "머용!?"하며 광폭해진 아나킨이 벤을 납-감-강하구, 

4) 애니에게 배신감을 느끼긴했지만 (친구에 제자였구, 자신의 의사는 듣지도 않고 납감강했으니까), 얼굴한번 보진 못했지만 나름 황제의 첩인 자신을 애니가 겁탈했으니 애니에게 해가 갈까봐,

5) 제다이 매직으로 탈출. 황궁에 자신 방에 돌아와 꽁꽁 숨은 오비완

6) 더 광폭해진 아나킨은, 벤이 바로 옆에 숨어있는건 상상조차 못하고 제국을 이잡듯 뒤지다,

7) 몽타주 완성되자, 누군가가 "저거슨 66번째 첩이옵니다"해서 또 "머용!?"하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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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충동

별전쟁 2018. 1. 17. 10:25

01162018



참을 수 없는 자살충동은, 언제 어떻게 덮쳐올지 몰랐지만 수 년간의 경험에서 ㅅㅅ를 할때와 그 후엔 100%였다.

첫 ㅅㅅ를 했을때, 행위 도중 저도 모르게 자신의 목을 졸랐었다.

처음에는 SM플레이의 일종이라 여겼던 파트너는 같이 즐기려 했었지만, 진심으로 자신의 목을 조르는 모습에 기겁하고 나가떨어졌었다.

그 이후로도, 행위 도중이나 그 후에는 여김없이 자해를 했고 끊임없는 자살충동을 느꼈다.

행위중에는 제한적이었기에 그나마 괜찮았지만, 행위후에 충동적으로 저지른 행동들에 911 응급요원들이 들이닥친 적도 꽤 많았다.


하지만 결코 진심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유안의 인생은 언제나 순탄했으며, 평화로웠다.

단지 발작적으로 자살을 해야해,라는 강박관념이 그의 몸을 지배했고 그 원초적 충동에 이기지 못하고 유안은 자해를 시도했다.


유안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은, 손 목을 긋는 것이었다.

성공률이 가장 낮다는 자살 방법으로, 자살하고 싶다는 충동과 진짜 죽고싶진 않다는 모순에 대한 최대한의 타협책이었다.

덕분에 한여름에도 유안은 손목까지 덮는 옷들을 입고 다녔다.


ㅅㅅ는 최대한 피했다.

성욕은 있었지만, 행위중이나 행위후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것은 끔찍했다.

또한 자살충동을 느껴 자해를 하는 행위를 즐긴다거나 하는 변태는 아니었고, 아픈 것도 끔찍했다.

그래서 철저하게 금욕적인 삶을 고수했다.

친구는 많았지만, 애인은 없었다.

화술은 뛰어났고 유려했지만, 연애고자였다.


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성향의 자신이 평범하게 삶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퍽이나 마음에 들었다.



-


오비완은 죽고싶어했다. 조금의 틈만 보이더라도, 그는 어김없이 자살을 시도했다.

하지만 베이더는 철저했고, 간격의 틈조차 보이지 않았다.

혹 실수로라도 틈이 생겨 오비완이 자살시도를 하더라도, 베이더는 그가 가진 모든 것을 걸어 오비완을 살려냈다.


언젠가는 그렇게 살기위해,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 치던 삶이었는데.

지금은 간절히 죽음을 원했다.


특히, 베이더에게 안겨 흔들릴때 그 감정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사랑스럽던 애니, 목숨만큼 사랑했던 자신의 옛 파다완 아나킨을 죽인 눈앞의 원수에게 몸이 꿰뚫릴때마다,

자신을 원망하는 목소리를 들으며 정말 간절히 죽음을 원했다.



-


평온한 삶을 살던 유안의 인생이 크게 격동하기 시작한 것은, 아버지의 재혼이었다.

이미 취직과 함께 자립까지 순탄하게 이뤄낸 유안에게 아버지의 재혼은 정말 객관적으로 다가왔다.

혼자의 몸으로 자신을 키워준 아버지를 유안은 사랑했고 존경했다.

그래서 그의 재혼 소식을 순수하게 축하해줬지만, 솔직히 그 이상의 특별한 감정이 생기진 않았다.


그의 새 어머니될 사람을 소개받을 때도, 막연하게 가족이 느는 구나.라는 단편적인 감정만 들었다.

그러나, 그의 새 어머니와 함께 소개 받은 그녀의 아들, 미래의 동생을 소개 받을때 유안은 이제껏 유래없을 정도로 큰 충동에 휩쌓였다.

반갑다며 인사를 하기위에 유안 앞에 선 소년은, 정말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어왔다.

얼떨결에 반갑다며 그 손을 마주잡았을때, 왠지 모를 전율이 유안의 몸을 스쳐지나갔다.


위험했다.

유안은 처음으로, 정말 죽기 위한 자살이 하고 싶다고 느꼈다.



-


재혼은 모두의 축복속에서 이루어졌다.

유안과 달리 아직 고등학생이던 헤이든은 아버지와 새어머니의 신혼집에서 버티기 힘들다며, 

주말이나 휴일만되면 유안의 집에 쳐들어 와 너스래를 떨었다.

주변에선 형을 잘 따르는 귀여운 동생으로만 보였고, 두 가정의 결합은 정말이지 행복해 보였다.


유안은 죽을 맛이었다.

은밀한 버릇을 가진 유안에게, 초대되지 못한 손님은 곤욕이었다.

특히 자신의 의붓동생은 유안에게 시한 폭탄과도 같은 존재였다.

헤이든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의 자살충동이 수직상승함을 느낄 수 있었다.

유안은 그가 가진 모든 인내를 가지고 충동을 억누르려 필사적이었지만,

그러든지 말던지 헤이든은 정말 세상 다 가진 듯한 얼굴로 유안에게 달라붙어 왔다.



-


아버지와 새어머니가 휴일이 낀 주말을 이용하여 단 둘이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했을때, 

유안은 속으론 정말 내키진 않았지만 잘 다녀오시라고 배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아직 신혼인데, 즐겨야 하지 않겠나.

헤이든 역시 옆에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부모를 배웅했다.

-2박 3일동안 잘 부탁해!!

-...그래.


2박 3일이나, 유안은 헤이든과 지내야했다.

신나 죽겠는 헤이든과 달리, 유안은 영 우울해졌다.

좀처럼 충동을 자제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밤, 헤이든이 잠든 것을 확인하고, 유안은 서랖 속 깊숙히 숨겨놓은 자신의 자살 도구를 꺼내들었다.

최대한 피가 주변에 뭍거나 옷에 스며들지 않게 수건을 펼치고, 붕대와 거즈를 준비해두었다.

자신이 애용하는 나이프를, 이미 지난 상처들로 흉터투성인 자신의 팔목에 대었을때-


-지금 뭐하는거죠? 오비완?



깜짝놀라, 고개를 들면 그 곳엔 불타는 듯한 노란색의 눈으로 유안을 노려보는 헤이든이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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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툼

별전쟁 2018. 1. 17. 10:18

01142018



캡틴 렉스는 머리가 아파왔다.
오늘도 그의 상관은 기분이 나쁜듯 보였기 때문이다.
아니 어제보다 더 나빠보이는 것은 착각이 아닐 것이다.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기분이 매우 나쁘다.
덕분에 그의 부하들은 그가 노골적으로 내뿜는 불편한 공기에 덩달아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정말 운이 나쁘게도, 그들은 임무를 수행중이었기에 자리를 피한다라는 선택지는 없었다.

캡틴 렉스는 그의 상관이 모르게 콤링크로 커맨더 코디에게 문자를 넣었다.
[상태는?]
[변동없음.그 쪽은?]
1초도 되지 않아 답신을 받은 렉스는 코디 역시 자신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상황을 겪고 있음을 인지했다.
[악화중] 이란 짧은 답신을 보내고, 콤링크를 조용히 품에 넣었다.

이 상황을 대체 어떻게 타계해야하는가.
캡틴 렉스, 그리고 그의 부대는 예상치못한 시련에 골머리를 앓고있었다.


아나킨 스카이워커와 오비완 케노비는 몇일 전, 드물게 크게 다퉜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원인이 무엇인지 몰랐고,
근본적인 원인을 알 수 없기에 한없이 저기압인 자신들의 상관의 눈치만 볼뿐이었다.

캡틴 렉스가 유일하게 알수 있는건, 제너럴 케노비만이 자신의 상관의 기분을 풀수 있는 존재라는 것.
그러나 애석하게도, 제너럴 케노비의 불편한 심기를 풀 수 있는 존재 역시 자신의 상관뿐이었기에, 쌍방이 대화를 거부하는 현상황은 시궁창이었다.


-

몇일 전, 
아나킨은 우연히 오비완의 방에서 익숙하지 않는 옷가지를 발견하였다.
말끔하게 정돈된 그 옷은 잘빠진 정장으로, 지 옛스승과는 한없이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물건이었다.
호기심이 동한 아나킨은 그 옷을 자세히 살펴보았고, 희미하게 남아있는 익숙한 체향과 함께 섞여있는 이질적인 향수냄세에 얼굴을 찌푸렸다.
그리고 이내 주머니에 꽂아져있던, 몇 장의 명함을 확인한 아나킨의 얼굴은 이내 일그러졌다.
마치 그 표정은, 애인의 외도 흔적을 찾아낸 자의 모습과 흡사했다.


그때 마침 방으로 돌아온 오비완은, 또 자기 미음대로 자신의 방에 무단침입한 옛 제자의 모습에 한숨을 지었다.

-아나킨. 누누히 말하지만, 프라이버시라는걸 지켜줬으면 좋겠구나.
-이게 뭔가요 오비완?
-...그러니까 프라이버시라는 것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참이다만?

무단으로 주인이 부재중인 방에 들어와, 물건을 함부로 뒤지다 못해, 추궁까지 하는 아나킨에 오비완은 고개를 절래 지었다.
하지만 아나킨은 그의 옛마스터에 한없이 뻔뻔했으며, 한결같이 지나치게 얽혀왔다.
대체 이럴거면, 빨리 독립하고 싶다며 승급시켜달라고 귀딱지 앉도록 노래를 불러댄건지.

-제다이는 애착금지라면서요?
-네가 그 말을 하니, 참으로 와닿는구나. 내 옛 파다완아.
-연애해요?? 그것도 여러명이랑??!!

아나킨은 오비완 앞에 자신이 찾아낸 몇장의 명함을 내밀었다.
오비완은 자신의 코 앞에 내밀어진 명함에 희미하게 풍겨오는 화려한 향수 냄새들로, 지난 밤 내내 그 냄새들에 시달렸던 기억이 다시 떠올라 얼굴을 찌푸렸다.

-여러 명이랑 연애라니..듣기 거북하구나.
-그럼 이것들이 뭔대요??

사람 죽일 듯, 앙칼지게 캐물어오는 옛제자의 모습에 여기선 사실대로 말해야지 편하다는걸 그는 알고있었다. 
수년간 이어지는 관계는 정말 변하는게 없다고 오비완은 투덜댔다.


이어지는 오비완의 담담한 고백에 아나킨의 얼굴은 점차 더 흉하게 일그러지고, 이내 분노점을 아득히 초월하여 날뛰기 시작했다.
오비완의 단독임무가 호스트위장잠입이라니!!!!!!!!


-그딴 저질 임무 집어치워요!!!!
-무슨 말도 안되는 때를 쓰는 것이냐.
-아하~이제보니 마스터도 즐기는 거였구만!!!아주 물만났어!!!하!!!

그런 식으로 둘 사이에, 막말대잔치가 이어진채 대판 싸우게 되고, 어떠한 진전도 없은채 아나킨도 임무를 떠나고야 만 것이다.


-

캡틴 렉스와 그 휘하 부하들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아나킨의 온도에, 제너럴 케노비..제발 화해 좀 해주세요. 라며 간절히 빌었다.



-
근대 아직 둘이 사귀는 사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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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키병

별전쟁 2018. 1. 17. 10:16

하나하키병 넘나 좋은거.




(오비완편, 01122018)



우주는 넓었고 존재하는 종족이며 생명또한 무한에 그지 없었으니, 하나하키병도 그렇게 그 드넓은 우주에 드문드문 존재했었다.

오비완은 입안에서 살살 씹힐때마다 퍼지는 아카시아 향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도, 아카시아라 다행인가.적어도 식용이니까.

입안에서 잘게 다져진 아카시아 꽃을 삼키며 오비완은 꽤나 낙천적인 생각을 했다.

그렇게 오늘도 오비완이 피운 꽃은 아무에게도 보여지는 일 없이 피어난 곳에서 져버렸다.



오비완이 처음으로 꽃을 토해냈던 적은 언제였나.

숨길 수 없을 정도로 뜨거운 눈으로 나부의 여왕을 바라보던 자신의 파다완을 깨달았을때, 그 날 오비완은 멈추지 않는 헛기침에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었다. 그리고, 얼마 후 오비완은 꽃 한송이가 자신의 입에서 피어있는 것을 망연히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아나킨과 파드메의 사랑이 깊어지는 것을 멀리서 바라볼때마다, 오비완의 우울은 아카시아 향과 함께 깊어져만 갔다.


-


우주는 넓었고 각종 질병과 희귀병이 도사리고 있었고, 진화한 과학과 주술등은 이 우주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질병등을 정복하고 있었다.

하나하키병은 일반적으로 자연치료를 적극 권장하고 있으나, 짝사랑을 해결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었기에 결국 문명은 하나하키병에 대한 치료법을 찾아내기에 이르렀다.


자연적인 치료법은,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고백을 하여 그 사랑을 성취하게 되면 치료된다. 정식적인 질환이었기에, 짝사랑 대상자가 비록 환자를 사랑하지 않더라도, 환자의 짝사랑이 성취되었다고 느끼게 해주기만해도 치유되기에 많은 이들이 이 방법을 적극 권장하며 가장 보편화된 치료법이었다. 


그러나 자연적인 치료법을 사용할 수 없는 대상일 경우, 두가지의 치료법이 존재했다.

첫번째는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치료법으로,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방법으로 짝사랑 대상자와 거리를 둠으로서 자연스럽게 사랑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운이 나쁠경우 불치로 남는 경우도 있었다.

두전째의 경우는 최악의 치료법으로, 대부분의 메디칼센터에서는 치료를 거부할 정도로 리스크가 큰 방법으로, 기억을 소거하는 방법이었다.


-


오비완은 처음에는 거리를 두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나킨이 나이트로 승급함과 동시에 마스터와 파다완사이에 깊게 이어져있던 본딩을 끊고, 물리적인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우선 단독 미션을 늘렸고, 최대한 아나킨과 같이하는 시간을 줄여나갔다.


그러나, 아나킨은 자신으로부터 떨어지려는 오비완을 내버려 두지 않았다.

자신의 행동에 사사건건 잔소리만하는 오비완에게, 파다완 졸업만하면 절대 같이 공동미션을 하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하며 반항하던 소년은,

이제는 지 스승의 껌딱지마냥 오비완의 미션에 무리하게 편승하며 따라다녔다.

-이제는 당신을 포스로 예전만큼 느낄 수 없으니까요..

라는 의미없는 말을 하며 뒤에서 앵겨오는 아나킨에 오비완의 입안은 언제나 아카시아향이 났다.


-


숙련된 제다이 마스터로서도 더 이상 자신의 병을 숨기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헛기침은 누적되어 큰 기침이 되었고, 처음엔 능숙하게 숨길 수 있던 꽃도 이젠 그 정도가 늘어 혼자 처리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아나킨에게 모든 것을 고백 하고 싶은 충동도 일었으나, 

머릿속에 각인되었던 아나킨과 파드메의 아름답고 따스한 모습들에 기침은 터져나오기만 했고, 꽃 잎은 그렇게 발치에 쌓여만 갔다.


-


-기억을 소거..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잊는다는 건가요?

-아닙니다. 자신이 원하는 시점부터, 지금까지의 기억이 소거가 됩니다. 그러니까, 환자분이 짝사랑 대상자를 만나기 전부터 지금까지의 기억을 소거하는게 최선인거죠.


조용히 설명하는 의사의 말에 오비완은 가벼운 절망을 느꼈다.

아나킨과 자신의 인연의 길이가, 지금만큼은 지독히도 무겁게 느껴졌던 때가 있었을까.


-혹시..짝사랑을 자각한 시점부터 기억을 소거하는 것도 가능 할까요?

-음. 그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일단 짝사랑을 자각하는 시점이 부정확할뿐더러, 다시 그 상대에 사랑을 하지 않게 된다고 확신하지 않기때문입니다.



-


상담을 마치고 귀가한 오비완은 혼란스러웠고 한없이 슬퍼졌다.

기억을 소거한다...아나킨과 함께했던 그 모든 삶을.

그렇게되면 자신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아나킨과 만나기 이전의 자신...

아직 제다이 나이트가 아니었던 미숙한 자신..

과연, 그렇게까지 해서 이곳에 남아있는 의미가 있을까?


오비완의 냉정한 이성이 그에게 선택을 강요했다.



기억을 소거한 오비완 케노비는 어느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걸까?

그렇게까지 자신은 이 빌어먹을 병을 치료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만큼 사랑한 제자를 잊고싶은 걸까?







(아나킨편 01132018)



그는 사막이 싫었다. 

지 어미에게 어울릴 것 같아, 어렵게 구했던 머리핀을 타투인의 척박한 그 사막 한복판에서 잃어버렸을때를 아직도 기억한다. 어린마음에 괜히 더 속상하고 억울해져, 그 장소를 떠나지 못하고 계속해 땅만 보며 찾아보았지만, 결국 그 아이는 그 핀을 끝끝내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우주가 싫었다.

이 우주에서 그의 존재를 모르는 이는 없었고, 그는 이 우주의 대부분의 생명체들을 지배하는 절대적 존재가 되었으며 모든 이들의 그의 발치에 있었다. 그러나, 이 넓은 우주에서 그는 아직도 찾아 헤메고 있었다. 그러나, 우주는 너무나도 넓었고, 그가 찾는 존재는 단서 조차 잡을 수 없었다.



다스 베이더, 아나킨은 오늘도 발치에 흩어진 아카시아 꽃들을 발로 짖이기며 눈 앞에 펼쳐진 우주를 노려보았다.


-


아나킨이 아카시아꽃을 처음 봤던 때는, 그가 오비완의 파다완이 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의 마스터와 처음으로 임무를 수행하러 방문했던 행성은, 자신의 고향인 타투인이나, 현재 자신이 생활하는 코러산트와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마치 자연으로부터 모든 축복을 받은 듯한 그 행성에서 아나킨은 처음으로 꽃이라는 것을 보았고, 처음보는 아름다운 광경에 넋이 나간 아나킨에 드물게 소리내며 웃던 오비완이었다.


-알고있느냐 아나킨, 이 꽃은 아주 달고 맛있단다.

하며, 꽃이 만개한 가지를 한가치 꺽어 자신의 손에 쥐어주던 지 스승에 아나킨은 그런 농에 자신은 속지 않는다 했다.

그때까지 아나킨에게 꽃이란 것은 무가치한 장식물로, 가공된 모조 모양의 꽃들만이 전부였다.

그래서 실제 손에 쥐어진 달콤한 향기를 내뿜는 나뭇가지는 미지의 존재였고, 그런 아나킨을 지 스승이 놀린다 생각했다.

쉽사리 의심의 눈을 거두지 않는 파다완에, 곤란한 듯 미소지으며 가지에 피어있던 꽃 한송이를 뽑아 입에 가져다대는 오비완의 모습은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었다.



그래서일까, 아나킨은 오비완을 그릴때마다 아카시아꽃을 뱉어냈다.


-


오비완 케노비를 제다이로부터 제명한다는 소식을 그가 처음 접했을때, 아나킨은 코러산트로부터 꽤 먼 곳의 외진 행성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래서 갑작스런 소식에 급히 템플로 귀환했을때, 이미 오비완의 포스는 커녕 그 흔적조차 말끔히 사라진 후였다.


요다나 제다이 카운슬에 오비완의 제명이나 그 행방을 물었을때, 그들은 여느때와 같은 반응으로 아나킨에게 자중하라는 주의만 줬을 뿐이었다.

단지 마스터 요다만이 슬픈눈으로 아나킨에게 귀뜸을 해줬을 뿐이었다.

-모든 것은 그의 뜻이라네.


저에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떠났다는 오비완에 아나킨은 분노와 배신감을 느꼈다. 

너무나도 부조리한 일방적인 처사에 아나킨은 예전 자신이 드디어 제다이 나이트가 되었을적을 떠올린다.

그 때도 일방적이었다.

아무런 상의도, 하물며 통보조차 없이 오비완은 아나킨과의 관계를 단절하려고 했었다.


처음에는, 까짓거 이쪽에서 먼저 사양해주마!!하며 그로부터 등을 돌렸다.

그러나 예전에는 아무리 다퉜어도, 멀리 떨어져 있었어도, 치밀하게 이어진 본딩으로 그를 느끼며 안심할 수 있었는데...

이젠 정말 등을 돌리니, 진짜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이 무겁게 가슴을 짓눌렀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멀어지려는 오비완을 붙잡았다.

어찌되었던 오비완은 아나킨에게 약했고, 결국엔 아나킨을 거절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있었고 그 사실이 아나킨은 퍽 마음에 들었다.


예전처럼 다시 이어지고 싶었고, 계속 함께 하고 싶었다.

그 것을 인지하고 나니, 파드메와 함께 하는 시간보다 오비완과 함께하는 시간에 더 가치를 두고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가 사라진 후, 어느사이 분노와 배신감은 그리움과 슬픔으로 변해있었고, 

피를 토해내듯 그의 이름을 불렀을때 입안에 퍼지는 아카시아 향기에 아나킨은 자신의 감정을 깨달았다.


-


제다이들은 아나킨이 오비완을 찾는 것을 엄격히 금했다.

그리고 아나킨은 우연찮게 자신의 스승이 어떠한 병을 가지고 있었고, 그 병으로 인해 제다이에서 떠났어야 함을 알게되었다.

아나킨은 제다이에 분노했다. 

한평생 제다이를 위해, 제다이로서 살아왔던 그의 스승을 그리 내친 제다이가 미워 어쩔수 없었다.


시스로드는 그런 아나킨에 자신은 기꺼이 도와주겠다 손을 내밀었고, 아나킨은 망설임없이 그 손을 잡았다.



-


우주는 넓었고, 그는 여전히 찾을 수 없었다.

이제 황제가 된 시스로드는 이제 아나킨에게 그를 포기하라고 말한다. 다 쓸모없는 감정이라며.

그리고 황제는 억지로 그의 병을 치료하겠다며, 기억을 소거하려 했었다.

-그 놈의 쓸모없는 병따위!!!


아나킨은 생각해본다. 

아마 자신이 그에게 연정을 품었던 때는 그때가 처음이었을거라고..오비완과 아카시아나무를 보았던 그 때.

자신에게서 오비완을 빼앗아 간다는 건, 아나킨의 인생 통째를 빼앗아간다는 의미였다.


그런건 절대로 싫었다.

아나킨은 황제를 제거했고, 자신이 그 자리에 올랐다.



아나킨은 또 생각해본다.

만약 자신이 찾을 수 없다면, 그가 날 찾아오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

고지식한 자신의 옛 스승은, 자신의 제자가 어긋난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을때 분명 자신을 바로 잡기 위해 나타나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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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훼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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